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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오징어 vs 남극하트지느러미오징어, 가장 긴 오징어가 가장 무겁지는 않다

대왕오징어와 남극하트지느러미오징어의 크기는 왜 다를까요? 13m의 길이와 495kg 표본, 긴 촉수와 거대한 눈, 심해의 먹이 관계를 실제 자료로 살펴봅니다.

A. E. Verrill의 1882년 대왕오징어 도판. 여덟 팔과 별도로 길게 뻗은 두 촉수를 볼 수 있다.
A. E. Verrill의 1882년 대왕오징어 도판. 여덟 팔과 별도로 길게 뻗은 두 촉수를 볼 수 있다.

대표 도판: A. E. Verrill, 1882 / Wikimedia Commons, 퍼블릭 도메인. 사진이 아닌 역사적 과학 삽화입니다.

오징어 한 마리가 버스만큼 길다고 해 봅시다. 아마 버스만 한 몸통에 굵은 다리가 달린 모습을 떠올리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줄자를 어디에 댔는지 알고 나면 그림이 꽤 달라집니다.

대왕오징어는 길이에서, 남극하트지느러미오징어는 무게에서 두드러집니다. 스미스소니언이 소개하는 대왕오징어의 기록상 전체 길이는 약 13m입니다. 반면 뉴질랜드 테파파 박물관의 유명한 남극하트지느러미오징어 표본은 495kg으로 보고됐습니다. 같은 종의 두 별명이 아니라, 몸의 비율부터 다른 동물입니다.

13m를 전부 몸통으로 생각하면 생기는 착각

대왕오징어는 여덟 팔 외에 먹이를 붙잡는 긴 촉수 두 개를 지닙니다. 위 도판에서 유난히 멀리 뻗은 두 줄이 그 촉수입니다. 전체 길이는 이 촉수 끝까지 잰 값이므로 몸통 길이와 그대로 비교할 수 없습니다.

또한 촉수는 늘어나거나 손상될 수 있습니다. 스미스소니언의 설명에 따르면 이런 이유로 연구자들은 외투막 길이도 중요한 크기 지표로 사용합니다. 외투막은 주요 장기를 감싼 몸통 부분입니다.

‘13m 오징어’라는 짧은 표현에서는 이 측정 조건이 빠지기 쉽습니다. 긴 낚싯대를 들고 선 사람을 낚싯대 끝까지 재는 상황을 떠올리면, 왜 숫자만으로 체격을 상상하기 어려운지 감이 옵니다.

대왕오징어와 남극하트지느러미오징어, 무엇이 다를까?

비교 항목대왕오징어남극하트지느러미오징어
영어 이름Giant squidColossal squid
학명Architeuthis duxMesonychoteuthis hamiltoni
길이를 볼 때약 13m 기록에는 긴 촉수가 포함됨대왕오징어보다 짧아도 더 육중한 몸을 가질 수 있음
무게를 볼 때테파파 비교 자료에서 최대 약 275kg으로 소개2007년 확보된 유명한 표본은 495kg으로 보고
눈에 띄는 특징길게 뻗는 두 먹이잡이 촉수두꺼운 몸통과 촉수 끝의 회전하는 갈고리

이 표는 평균적인 성체 두 마리를 같은 날 측정한 결과가 아닙니다. 서로 다른 표본과 자료의 기록을 비교한 것이며, 최장 개체와 최중 개체를 하나의 가상 동물로 합치지 않았습니다.

테파파의 종 비교 자료는 두 종의 체형과 무게 차이를 설명합니다. 전시 표본의 무게는 안내 페이지에서 490kg으로도 소개되는데, 이 글의 495kg은 박물관의 2014년 조사 기록과 2017년 리뷰 논문에 실린 값입니다. 살아 있는 모든 개체의 최대치를 확정한 숫자는 아닙니다.

긴 촉수와 두꺼운 몸통은 서로 다른 이야기다

뉴질랜드 테파파 박물관에 보존된 남극하트지느러미오징어. 넓은 지느러미와 두꺼운 몸통, 아래로 뻗은 팔을 볼 수 있다.뉴질랜드 테파파 박물관에 보존된 남극하트지느러미오징어. 넓은 지느러미와 두꺼운 몸통, 아래로 뻗은 팔을 볼 수 있다.

사진: Oren Rozen / Wikimedia Commons, CC BY-SA 3.0. 원본 비율로 축소하고 WebP로 압축했으며, 이 이미지에는 같은 라이선스가 적용됩니다.

도판 속 대왕오징어와 이 보존 표본을 번갈아 보세요. 둘을 길이 한 줄로만 줄 세우면 놓치기 쉬운 차이가 드러납니다. 촉수가 멀리 뻗는 것과 몸통에 부피가 모이는 것은 같지 않습니다.

테파파는 전시 중인 남극하트지느러미오징어의 외투막을 길이 약 2.5m, 너비 약 98cm로 소개합니다. 박물관의 몸 구조 해설에서 확인할 수 있는 수치입니다. 길게 늘어진 촉수만 보는 것보다 어느 부분에 무게가 실리는지 이해하기 좋습니다.

다만 보존액 속 동물의 모습이 바닷속에서 헤엄칠 때의 자세와 같지는 않습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색과 늘어진 팔의 배치를 그대로 생전의 외형으로 생각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갈고리는 어디에 쓰는 걸까?

남극하트지느러미오징어의 촉수 끝에는 회전할 수 있는 갈고리가 달려 있습니다. 대상을 걸어 붙잡는 구조입니다. 이 특징은 정체불명의 배를 습격하는 장면보다 실제 먹이 이야기에 연결할 때 훨씬 구체적입니다.

테파파의 전시 표본은 이빨고기류를 잡는 긴 낚싯줄에 올라왔습니다. 오징어는 자신이 먹던 물고기에 붙어 있었습니다. 박물관은 이 사실과 어획된 물고기의 손상을 먹이 관계의 증거로 소개합니다. 테파파의 섭식 해설에 따르면 성체 이빨고기는 길이가 2m에 이를 수 있습니다.

작은 먹이를 하나씩 골라 먹는 장면만 상상할 필요는 없습니다. 큰 물고기를 붙잡는 데는 놓치지 않는 장치가 유용합니다. 다만 팔과 촉수를 어떤 순서로 움직이는지에 관한 상세한 사냥 장면은, 해부 구조와 다른 오징어의 행동을 바탕으로 한 추론과 구분해야 합니다.

눈까지 커진 이유에는 향유고래가 등장한다

깊은 바다라고 해서 볼 것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생물이 내는 빛이 있고, 그 빛을 읽을 수 있느냐가 먹이를 찾거나 포식자를 피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큰 눈과 큰 동공은 희미한 빛을 모으는 데 도움이 됩니다. 테파파의 눈 해설은 거대한 눈을 이런 생활 조건과 연결합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가설이 나왔습니다. 2012년 Nilsson 연구진은 큰 눈이 다가오는 향유고래를 감지하는 데 유리할 수 있다는 시각 모델을 제시했습니다. 거대한 포식자가 물속을 움직이며 주변 생물의 발광을 유발하면, 오징어가 그 빛의 신호를 알아챌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연구 기록에 실린 진화 가설이지, 실제 추격전을 보고 확정한 결론은 아닙니다.

몸이 크다고 언제나 바다의 주인공인 것은 아닙니다. 큰 오징어도 다른 동물에게는 먹이가 됩니다. 눈의 크기를 이야기하다 보면 결국 무엇을 먹는지뿐 아니라 무엇에게 먹히는지도 묻게 됩니다.

그렇다면 심해에 살면 다 커질까?

그렇게 단순한 규칙은 없습니다. 두 오징어의 거대함을 ‘수압이 높아서’라는 한 문장으로 설명할 근거도 부족합니다. 먹이, 성장, 이동에 드는 에너지와 포식자 관계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Rosa 연구진의 2017년 리뷰는 남극하트지느러미오징어의 생물학에 여전히 빈칸이 많다고 정리합니다. 어린 개체와 성장한 개체가 이용하는 깊이도 다르고, 알려진 표본으로 종 전체의 생활사를 복원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두꺼운 몸통이 왜 더 무거운지는 설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왜 그 종이 그런 거대한 체형으로 진화했는지까지 같은 확신으로 답할 수는 없습니다. 몸 구조에서 읽을 수 있는 사실과 진화의 원인을 구분하는 것이 이 동물을 더 제대로 이해하는 길입니다.

병 속의 조각이 바다 괴물보다 많은 것을 말해 준다

코펜하겐 동물학박물관 소장 대왕오징어의 보존 조직과 옛 표본 라벨. 뒤쪽에는 촉수 모형 일부가 놓여 있다.코펜하겐 동물학박물관 소장 대왕오징어의 보존 조직과 옛 표본 라벨. 뒤쪽에는 촉수 모형 일부가 놓여 있다.

사진: Inger E Winkelmann /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원본 비율로 축소하고 WebP로 압축했으며, 이 이미지에는 같은 라이선스가 적용됩니다.

이 사진은 거대한 개체의 전신 사진이 아닙니다. 유리병 속에 남은 일부 표본과 오래된 라벨입니다. 이런 조각에도 동물을 어떻게 분류했고 무엇을 남겨 두었는지에 관한 정보가 있습니다. 뒤에 놓인 큰 촉수는 표본 자체와 혼동하지 않도록 봐야 합니다.

괴물 이야기에는 동물 전체가 등장하지만, 연구는 종종 이런 일부 자료에서 시작합니다. 그래서 큰 숫자 하나보다 표본의 상태와 측정 방식이 중요해집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 오징어는 어느 쪽일까?

길이를 묻는다면 대왕오징어, 기록된 무게를 묻는다면 남극하트지느러미오징어를 먼저 살펴보면 됩니다. 다만 ‘최대’라는 말 옆에 실측 표본인지 추정치인지가 붙어 있어야 비교가 가능합니다.

크라켄처럼 배를 공격한다는 뜻일까?

큰 체격이나 갈고리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선박을 공격한다는 이야기가 입증되지는 않습니다. 표본과 먹이 흔적이 알려 주는 생태와 전설의 장면은 따로 읽어야 합니다.

길이와 몸집의 차이가 궁금하다면 대왕고래는 얼마나 클까?와 함께 읽어 보세요. 해양 동물 3D 전시에서 여러 체형을 비교할 때도, 오징어의 촉수 끝과 고래의 몸통을 같은 의미의 ‘크기’로 받아들이지 않는 데 도움이 됩니다.

대표 도판은 A. E. Verrill의 1882년 자료를 복원한 공개 스캔본으로, Wikimedia Commons의 Citron이 복원했습니다. 본문 사진 2장과 함께 비율을 유지해 축소·압축했습니다.

RELATED 3D EXHIBIT · 001

화면 속 실제 비율로 확인해 보세요.

지구 역사상 가장 큰 해양 동물 전시에서 이 글의 대상을 다른 크기와 나란히 살펴볼 수 있습니다.

전시 입장

SOURCES

출처

  1. Smithsonian Ocean — Giant Squid: measured length and tentacles
  2. Te Papa — Colossal squid, giant squid, and octopus
  3. Te Papa — Colossal Squid: What did we find? (2014)
  4. Te Papa — Colossal squid: the body parts
  5. Te Papa — How the colossal squid feeds
  6. Rosa et al. (2017) — Biology and ecology of the world's largest invertebrate
  7. Nilsson et al. (2012) — A Unique Advantage for Giant Eyes in Giant Squid
  8. Te Papa — The eyes of the colossal squ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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